강릉, 그리고 강원도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는 더웨이브컴퍼니 멤버들의 이야기입니다.
[더웨이브컴퍼니] 매니저 최상훈
소위 '인싸'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학교에서,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직장에서 볼 수 있는 성향의 소유자들이죠.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부지런하며, 끊임없이 소통하는 이들은 타인에게 신뢰감을 주기 충분합니다. 어느 순간 그들은 관계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게 되죠. 최상훈 매니저 역시 그런 인싸 기질이 충분한 멤버입니다. 누구보다 재기발랄하고 활기찬 최상훈 님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최상훈 님의 해시태그
#INFP #펑키남 #아기자기함 #비린이(비보잉_어린이) #동기부여 #으샤으샤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회사에서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듣고 싶습니다
저는 더웨이브컴퍼니에서 워케이션 매니저를 맡고 있는 최상훈입니다. 스스로 더웨이브컴퍼니에서 펑키함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통통튀는 매력도 있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습니다. 성장과 이해를 위한 질문이라면 언제든지 바로바로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들으며 생각하려고 합니다.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가운데 배우는 게 많은 거 같아요. 학창시절에도 친구들과 으샤으샤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별명이 '동기부여'였어요. 누군가에게 불꽂같은 동기를 불어넣는데 자신이 있어요. 물론 제 자신에게 에너지를 불어넣는 동기부여도 잘 합니다.
이런 점을 더 끌어올려서 올해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퍼실리테이션(facilitation)을 모르고 있다가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관심이 많았던 스피치와 대중과의 소통, 분쟁이나 갈등이 생겼을 때 논의안을 조율하는 과정, 이를 통해 사람들을 하나로 만드는 과정에 자신이 있었습니다. 대표님과의 여러 면담 과정을 통해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직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웨이브컴퍼니와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알고 싶어요
더웨이브컴퍼니를 직접적으로 알게 된 계기는 지인의 소개였어요. 경험형 스마트 마켓 사업에 관심이 있던 지인이 '이런 회사가 있는데 너와 잘 어울릴 거 같다'라고 추천해주셨죠. 예전 직장의 팀장님이었어요. 회사를 다니면서 서로 인간적인 매력에 친해지게 되었고 이후에도,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부분에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 친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저 역시 더웨이브컴퍼니에 오기 이전 회사에서 퇴사를 고민하고 있었고, 그 때 TWC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지역의 대표 기획사로서 활동하는 모습이 매력적이게 다가왔습니다. 지역과의 상생, 소통, 파도살롱과 일로오션 같은 지역 사업들이 눈길을 끌었고, 이를 추천한 지인 역시 기존의 지원사업을 다루는 일이나 회사의 프로젝트, 공간 관리 등이 저와 맞을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좀 더 회사를 들여다보니 평소 자주 산책을 하던 길에 있던 파도살롱의 운영 업체이기도 했어요. 강릉의료원 쪽을 지나가다가 파도살롱을 본 적이 여러 번 있어요. 자주 지나다니던 길에 한편에 파도살롱이 있는 것을 봤고 방문하기도 했어요.
지금까지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 일까요?
가장 기억나는 프로젝트는 양양 워케이션이에요. 회사에서 처음으로 맡았던 일이어서 더 강렬한 경험으로 남아있어요. 10월 2일에 양양으로 바로 떠나게 되었어요. 저는 프로젝트의 중간에 합류한 멤버이기도 했습니다. '중간에 들어가서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염려도 있었지만, 정돈된 프로젝트를 보고 익힐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받았다고 생각했어요. 양양이 가진 환경과 자유로운 분위기의 근무를 경험하면서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진 모습이 참 좋아보였습니다. '내가 선택을 잘 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처음 더웨이브컴퍼니에 지원을 할 때는 파도살롱 매니저로 신청을 했습니다. 면접을 보는 과정에서 대표님과 여러 이야기를 나눴고, 양양 워케이션 매니저 직책을 권유받았습니다. 양양의 프로세스를 배우고 해당 노하우를 강릉에 도입할거라는 얘기를 듣게 되었어요. 양양에서 일련의 과정을 배우고 이를 강릉에서 프로젝트와 사업으로 실현하는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양양, 인구해변에 마련된 워케이션 공간은 일과 쉼이 완벽하게 공존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색채도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가 좋았어요. 공간에서 주는 긍정적인 느낌과 함께 참가자들의 태도를 보면서도 많은 걸 생각할 수 있었어요.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동시에 업무에 몰두하는 모습과 워케이션에서 재미를 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워케이션을 하면서 처음에는 긴장한 얼굴이었지만,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은은한 미소를 띄는 참가자들을 보면서 많은 걸 느꼈지요.
양양 워케이션은 강렬한 업무적인 경험인 동시에 개인적으로도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두 가지 장면이 떠오릅니다.
첫 장면은 양양의 지역 콘텐츠와 워케이션이 하나 되는 장면이었어요. 워케이션 오피스 인근에는 지역의 명물인 '휴휴암(休休庵)'이 있습니다. 프로그램 중에 인구길 산책, 인구길 투어가 있었어요. 이 프로그램에서는 인구 해변과 주변의 자연 경관, 명승지를 함께 걸으면서 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휴휴암이라는 공간이 주는 웅장함이 사람들에게 주는 압도적인 분위기, 종교적인 색채와 역사, 바다를 마주한 성소라는 점도 좋았어요. 공간만큼 좋았던 것이 산책 프로그램에 진심으로 임해준 참가자 분들이었습니다. 좋은 후기를 남겨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네요.
휴휴암은 이름에 '쉴 휴(休)'자가 두 번이나 들어가는 곳이에요. '일과 쉼'이 함께 하는 워케이션에 가장 잘 어울리는 지역 명소가 아니었나 싶어요. 교육 서비스를 운영하는 임직원들이 수능 전날에 워케이션에 참여했는데 불상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도 인상 깊었어요. 저마다 다른 직업과 지역에서 왔지만, 로컬에 잘 녹아드는 모습이 이채로웠습니다. 각자의 사연과 지역의 특색있는 공간이 하나의 서사로 이어지고 소통하는 느낌이었어요.
두 번째 장면은 바다수영을 했던 기억이에요. 11월, 바다에 들어가기에는 추운 날씨였지만 한 참가자 분과 함께 바다 수영을 했습니다. 차가운 바닷물이 맨몸에 부딪히는 경험이 특별하기도 했고 그 순간 아드레날린이 솟구쳐서 그랬는지 신나고 재밌었어요. 바다에서 나와 동료 매니저가 주는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참가자와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 분은 개발자였어요. 고도의 집중력과 강도 높은 작업이 이어졌고, 에너지 소모가 컸다고 고백했습니다. 일하면서 마음 속이 공허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고요. 양양에 와서 워케이션을 하면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었고 일과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 생겼고 회사 업무 외에 자신을 둘러보면서 나를 알아가는 기회가 되었가고 얘기했어요.
일련의 대화를 통해서 워케이션이 왜 필요한 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단 그 개발자 분만 공허하고 번아웃이 온건 아닐꺼에요. 업무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워커홀릭 직장인들이 비슷한 고민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워케이션이 단순히 휴식 이상의 의미를 지닐 거라고 봐요. 프로세스를 지키면서 쉬는 모습이 워케이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상훈님이 생각하는 워케이션, 소통, 그리고 로컬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듣고 싶어요
워케이션은 '지역과의 유대,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지역에 있는 관광자원을 향한 관심과 직원들에게 복지로서의 워케이션이 만났을 때 더 나은 삶과 업무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 된다고 봐요.
지역 사람들과 맺어지는 유대는 단순 여행 목적의 가벼운 투어와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는 '서울을 벗어나도 괜찮구나', '일을 하면서도 나를 찾을 수 있구나', '내 안의 나를 발견하고 힐링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지역의 긍정적 이미지를 갖게 되고 다시 로컬을 찾는,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질거라고 봅니다.
'더웨이브' 브랜드에서도 양양, 속초, 강릉 등 지역이 각각 다르고, 바다와 산, 게스트 하우스와 도심 등 다양한 공간에서 주는 색깔이 다릅니다. 서로 다른 직업과 장소, 나이대, 성향을 지닌 고객들이 우리가 기획한 프로그램에 따라 저마다 다른 경험을 얻어가고 돌아가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지역의 콘텐츠에 관심이 더 많아졌습니다. 속초의 문우당서림, 동아서점에서 잘 갖춰진 큐레이션으로 인터넷 서점과의 경쟁, 소멸도시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소통하는 모습이 좋았어요.
강릉에서는 일로오션과 파도의 집 매니저로 일하면서 강릉 지역의 콘텐츠를 찾아나서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강릉에 왔는데 더 해볼만한 게 있을까요?", "강릉에 저희가 모르는 맛있는 음식이나 콘텐츠가 있을가요?"라고 묻는 참가자들을 보면서 로컬 콘텐츠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고, 워케이션을 통해 지역을 알아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의 이웃사촌처럼 느껴지는 '지구촌'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어요.
지역에 젖어들면서 소통하는 모습, 유대감을 가진 지역 시민을 만드는 작업을 워케이션 사업에 더할 수 있을거라고 봐요. 비즈니스 과정에서 오가는 정량적인 지표와 성과, 정돈된 단어에서 출발해 그 이상의 문화적,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콘텐츠 적인 면에서도 로컬과 함께 우리만의 것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봐요.
삶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있다면 그에 관해 듣고 싶어요
커뮤니티에 관심이 많아요. 앞서 말했듯이 퍼실리테이션 역시 커뮤니티의 연장선으로 생각한 부분이에요. 이와 관련된 업무가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커뮤니티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관계이자 공간입니다. 단순한 네트워킹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코드가 맞는 사람들과 깊은 유대감을 쌓고, 수많은 대화가 오가는 가운데 공감과 위안, 힐링의 가치를 배울 수 있어요. 회사 내외부적으로 이와 관련된 톤 앤 매너를 배우고 적용하고 싶어요.
지난 번 강릉의 청년모임 이음과 함께 한 '누구나 와인' 밋업에서도 커뮤니티와 콘텐츠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회사의 내부 프로젝트 안에 국한되지 않고 더 넓게, '문화'라는 색채를 입히고 우리의 생각을 녹였으면 합니다. 작은 로컬의 도시가 다른 곳을 사로잡고, 브랜드화가 되면서 큰 관심과 많은 사람들을 끌어올 수 있습니다. 이 모든것에 문화, 콘텐츠가 있어야 하고요. 지역 고유의 문화와 지역과 콜라보된 퓨전된 문화가 큰 힘을 발휘하지 않을까요.
개인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연기와 비보잉에 관심이 많습니다. 연기를 배우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공부하면 할수록 배우면 배울수록 저를 돌아보는 습관을 갖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생겼어요. 타인의 피드백에 관대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 관객의 감상을 방해하는 요소를 내 안에서 제거하는 과정이 이어져요.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연결하기 위해 저를 0으로 만드는 과정이죠.
취미와 관련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을까요?
"(대사를 할 때) 첫 음은 세게 발음하지만 대사가 이어질수록 발음이 약해지고 희미해지는 경향이 있어요. 대사를 잘 듣는 관객도 있지만 잘 듣지 못하는 경우에 연기하려는 대사와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고, (듣는 사람, 관객이) 집중력을 잃을 수도 있어요."라는 피드백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고치면서 다른 결과를 더 선명하게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제 습관을 고치는 동시에 타인과의 관계, 타인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일로오션에서 말하는 로우 터치 서비스도 이와 닮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연기가 내면을 보여주고 그 안의 균형을 고민하게 한다면 비보이 댄스는 제 몸과 외부의 균형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춤추는 행위 자체가 재밌고 즐겁고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연습해서 올해 가을 쯤 댄스 버스킹을 해보고 싶어요. 구경하러 오실 거죠?
인터뷰·글 = 변준수
사진 촬영 및 제공 = 더웨이브컴퍼니, 최상훈 님 제공
소위 '인싸'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학교에서,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직장에서 볼 수 있는 성향의 소유자들이죠.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부지런하며, 끊임없이 소통하는 이들은 타인에게 신뢰감을 주기 충분합니다. 어느 순간 그들은 관계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게 되죠. 최상훈 매니저 역시 그런 인싸 기질이 충분한 멤버입니다. 누구보다 재기발랄하고 활기찬 최상훈 님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최상훈 님의 해시태그
#INFP #펑키남 #아기자기함 #비린이(비보잉_어린이) #동기부여 #으샤으샤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회사에서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듣고 싶습니다
저는 더웨이브컴퍼니에서 워케이션 매니저를 맡고 있는 최상훈입니다. 스스로 더웨이브컴퍼니에서 펑키함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통통튀는 매력도 있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습니다. 성장과 이해를 위한 질문이라면 언제든지 바로바로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들으며 생각하려고 합니다.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가운데 배우는 게 많은 거 같아요. 학창시절에도 친구들과 으샤으샤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별명이 '동기부여'였어요. 누군가에게 불꽂같은 동기를 불어넣는데 자신이 있어요. 물론 제 자신에게 에너지를 불어넣는 동기부여도 잘 합니다.
이런 점을 더 끌어올려서 올해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퍼실리테이션(facilitation)을 모르고 있다가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관심이 많았던 스피치와 대중과의 소통, 분쟁이나 갈등이 생겼을 때 논의안을 조율하는 과정, 이를 통해 사람들을 하나로 만드는 과정에 자신이 있었습니다. 대표님과의 여러 면담 과정을 통해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직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웨이브컴퍼니와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알고 싶어요
더웨이브컴퍼니를 직접적으로 알게 된 계기는 지인의 소개였어요. 경험형 스마트 마켓 사업에 관심이 있던 지인이 '이런 회사가 있는데 너와 잘 어울릴 거 같다'라고 추천해주셨죠. 예전 직장의 팀장님이었어요. 회사를 다니면서 서로 인간적인 매력에 친해지게 되었고 이후에도,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부분에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 친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저 역시 더웨이브컴퍼니에 오기 이전 회사에서 퇴사를 고민하고 있었고, 그 때 TWC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지역의 대표 기획사로서 활동하는 모습이 매력적이게 다가왔습니다. 지역과의 상생, 소통, 파도살롱과 일로오션 같은 지역 사업들이 눈길을 끌었고, 이를 추천한 지인 역시 기존의 지원사업을 다루는 일이나 회사의 프로젝트, 공간 관리 등이 저와 맞을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좀 더 회사를 들여다보니 평소 자주 산책을 하던 길에 있던 파도살롱의 운영 업체이기도 했어요. 강릉의료원 쪽을 지나가다가 파도살롱을 본 적이 여러 번 있어요. 자주 지나다니던 길에 한편에 파도살롱이 있는 것을 봤고 방문하기도 했어요.
지금까지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 일까요?
가장 기억나는 프로젝트는 양양 워케이션이에요. 회사에서 처음으로 맡았던 일이어서 더 강렬한 경험으로 남아있어요. 10월 2일에 양양으로 바로 떠나게 되었어요. 저는 프로젝트의 중간에 합류한 멤버이기도 했습니다. '중간에 들어가서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염려도 있었지만, 정돈된 프로젝트를 보고 익힐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받았다고 생각했어요. 양양이 가진 환경과 자유로운 분위기의 근무를 경험하면서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진 모습이 참 좋아보였습니다. '내가 선택을 잘 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처음 더웨이브컴퍼니에 지원을 할 때는 파도살롱 매니저로 신청을 했습니다. 면접을 보는 과정에서 대표님과 여러 이야기를 나눴고, 양양 워케이션 매니저 직책을 권유받았습니다. 양양의 프로세스를 배우고 해당 노하우를 강릉에 도입할거라는 얘기를 듣게 되었어요. 양양에서 일련의 과정을 배우고 이를 강릉에서 프로젝트와 사업으로 실현하는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양양, 인구해변에 마련된 워케이션 공간은 일과 쉼이 완벽하게 공존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색채도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가 좋았어요. 공간에서 주는 긍정적인 느낌과 함께 참가자들의 태도를 보면서도 많은 걸 생각할 수 있었어요.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동시에 업무에 몰두하는 모습과 워케이션에서 재미를 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워케이션을 하면서 처음에는 긴장한 얼굴이었지만,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은은한 미소를 띄는 참가자들을 보면서 많은 걸 느꼈지요.
양양 워케이션은 강렬한 업무적인 경험인 동시에 개인적으로도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두 가지 장면이 떠오릅니다.
첫 장면은 양양의 지역 콘텐츠와 워케이션이 하나 되는 장면이었어요. 워케이션 오피스 인근에는 지역의 명물인 '휴휴암(休休庵)'이 있습니다. 프로그램 중에 인구길 산책, 인구길 투어가 있었어요. 이 프로그램에서는 인구 해변과 주변의 자연 경관, 명승지를 함께 걸으면서 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휴휴암이라는 공간이 주는 웅장함이 사람들에게 주는 압도적인 분위기, 종교적인 색채와 역사, 바다를 마주한 성소라는 점도 좋았어요. 공간만큼 좋았던 것이 산책 프로그램에 진심으로 임해준 참가자 분들이었습니다. 좋은 후기를 남겨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네요.
휴휴암은 이름에 '쉴 휴(休)'자가 두 번이나 들어가는 곳이에요. '일과 쉼'이 함께 하는 워케이션에 가장 잘 어울리는 지역 명소가 아니었나 싶어요. 교육 서비스를 운영하는 임직원들이 수능 전날에 워케이션에 참여했는데 불상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도 인상 깊었어요. 저마다 다른 직업과 지역에서 왔지만, 로컬에 잘 녹아드는 모습이 이채로웠습니다. 각자의 사연과 지역의 특색있는 공간이 하나의 서사로 이어지고 소통하는 느낌이었어요.
두 번째 장면은 바다수영을 했던 기억이에요. 11월, 바다에 들어가기에는 추운 날씨였지만 한 참가자 분과 함께 바다 수영을 했습니다. 차가운 바닷물이 맨몸에 부딪히는 경험이 특별하기도 했고 그 순간 아드레날린이 솟구쳐서 그랬는지 신나고 재밌었어요. 바다에서 나와 동료 매니저가 주는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참가자와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 분은 개발자였어요. 고도의 집중력과 강도 높은 작업이 이어졌고, 에너지 소모가 컸다고 고백했습니다. 일하면서 마음 속이 공허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고요. 양양에 와서 워케이션을 하면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었고 일과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 생겼고 회사 업무 외에 자신을 둘러보면서 나를 알아가는 기회가 되었가고 얘기했어요.
일련의 대화를 통해서 워케이션이 왜 필요한 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단 그 개발자 분만 공허하고 번아웃이 온건 아닐꺼에요. 업무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워커홀릭 직장인들이 비슷한 고민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워케이션이 단순히 휴식 이상의 의미를 지닐 거라고 봐요. 프로세스를 지키면서 쉬는 모습이 워케이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상훈님이 생각하는 워케이션, 소통, 그리고 로컬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듣고 싶어요
워케이션은 '지역과의 유대,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지역에 있는 관광자원을 향한 관심과 직원들에게 복지로서의 워케이션이 만났을 때 더 나은 삶과 업무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 된다고 봐요.
지역 사람들과 맺어지는 유대는 단순 여행 목적의 가벼운 투어와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는 '서울을 벗어나도 괜찮구나', '일을 하면서도 나를 찾을 수 있구나', '내 안의 나를 발견하고 힐링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지역의 긍정적 이미지를 갖게 되고 다시 로컬을 찾는,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질거라고 봅니다.
'더웨이브' 브랜드에서도 양양, 속초, 강릉 등 지역이 각각 다르고, 바다와 산, 게스트 하우스와 도심 등 다양한 공간에서 주는 색깔이 다릅니다. 서로 다른 직업과 장소, 나이대, 성향을 지닌 고객들이 우리가 기획한 프로그램에 따라 저마다 다른 경험을 얻어가고 돌아가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지역의 콘텐츠에 관심이 더 많아졌습니다. 속초의 문우당서림, 동아서점에서 잘 갖춰진 큐레이션으로 인터넷 서점과의 경쟁, 소멸도시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소통하는 모습이 좋았어요.
강릉에서는 일로오션과 파도의 집 매니저로 일하면서 강릉 지역의 콘텐츠를 찾아나서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강릉에 왔는데 더 해볼만한 게 있을까요?", "강릉에 저희가 모르는 맛있는 음식이나 콘텐츠가 있을가요?"라고 묻는 참가자들을 보면서 로컬 콘텐츠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고, 워케이션을 통해 지역을 알아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의 이웃사촌처럼 느껴지는 '지구촌'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어요.
지역에 젖어들면서 소통하는 모습, 유대감을 가진 지역 시민을 만드는 작업을 워케이션 사업에 더할 수 있을거라고 봐요. 비즈니스 과정에서 오가는 정량적인 지표와 성과, 정돈된 단어에서 출발해 그 이상의 문화적,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콘텐츠 적인 면에서도 로컬과 함께 우리만의 것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봐요.
삶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있다면 그에 관해 듣고 싶어요
커뮤니티에 관심이 많아요. 앞서 말했듯이 퍼실리테이션 역시 커뮤니티의 연장선으로 생각한 부분이에요. 이와 관련된 업무가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커뮤니티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관계이자 공간입니다. 단순한 네트워킹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코드가 맞는 사람들과 깊은 유대감을 쌓고, 수많은 대화가 오가는 가운데 공감과 위안, 힐링의 가치를 배울 수 있어요. 회사 내외부적으로 이와 관련된 톤 앤 매너를 배우고 적용하고 싶어요.
지난 번 강릉의 청년모임 이음과 함께 한 '누구나 와인' 밋업에서도 커뮤니티와 콘텐츠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회사의 내부 프로젝트 안에 국한되지 않고 더 넓게, '문화'라는 색채를 입히고 우리의 생각을 녹였으면 합니다. 작은 로컬의 도시가 다른 곳을 사로잡고, 브랜드화가 되면서 큰 관심과 많은 사람들을 끌어올 수 있습니다. 이 모든것에 문화, 콘텐츠가 있어야 하고요. 지역 고유의 문화와 지역과 콜라보된 퓨전된 문화가 큰 힘을 발휘하지 않을까요.
개인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연기와 비보잉에 관심이 많습니다. 연기를 배우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공부하면 할수록 배우면 배울수록 저를 돌아보는 습관을 갖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생겼어요. 타인의 피드백에 관대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 관객의 감상을 방해하는 요소를 내 안에서 제거하는 과정이 이어져요.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연결하기 위해 저를 0으로 만드는 과정이죠.
취미와 관련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을까요?
"(대사를 할 때) 첫 음은 세게 발음하지만 대사가 이어질수록 발음이 약해지고 희미해지는 경향이 있어요. 대사를 잘 듣는 관객도 있지만 잘 듣지 못하는 경우에 연기하려는 대사와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고, (듣는 사람, 관객이) 집중력을 잃을 수도 있어요."라는 피드백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고치면서 다른 결과를 더 선명하게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제 습관을 고치는 동시에 타인과의 관계, 타인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일로오션에서 말하는 로우 터치 서비스도 이와 닮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연기가 내면을 보여주고 그 안의 균형을 고민하게 한다면 비보이 댄스는 제 몸과 외부의 균형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춤추는 행위 자체가 재밌고 즐겁고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연습해서 올해 가을 쯤 댄스 버스킹을 해보고 싶어요. 구경하러 오실 거죠?
인터뷰·글 = 변준수
사진 촬영 및 제공 = 더웨이브컴퍼니, 최상훈 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