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그리고 강원도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는 더웨이브컴퍼니 멤버들의 이야기입니다.
[더웨이브컴퍼니] 매니저 김한동

2021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사업 '강릉살자'를 통해 더웨이브컴퍼니를 처음 만난 이들은 '도도'라는 별칭으로 활동했던 김한동 님과 가장 먼저 만났습니다. 그들에게 한동님의 말투와 주고받는 연락은 더웨이브컴퍼니의 목소리이자 얼굴이었죠. 조용하면서도 생각이 깊은 그의 속을 알고 싶었던 어느 날, 강릉과 TWC, 청춘에 관한 그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김한동 님의 해시태그
#□STJ #E일_때도_있고_I일_때도_있는 #나는_미쳤다 #때때로_나는_美쳤다
'친구따라 강릉에 왔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이에 관한 에피소드를 듣고 싶습니다
친구를 따라 강릉에 오게 됐습니다. 가끔 그 친구를 따라 강남에 갔으면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떠올려보곤 해요. 죽마고우와 학창시절을 보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서로 영감과 영향을 주고 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은 고등학교 진학 후에도 계속 됐어요. 당시 저는 대학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제 커리어, 일과 관련해 확실한 경력을 쌓고 싶었거든요. 대학진학을 학업의 목적으로 삼았었다면 엄청 열심히 무언가를 하려고 했을 겁니다. 그러다가 그 친구가 강릉으로 대학교를 가겠다고 했습니다. 대학교에 관한 생각이 크게 없었지만, 간다면 학비를 고려할 수밖에 없었죠. 저는 국립대에 가기로 했습니다. 연고가 없던 강릉이라는 도시에서 새로운 생활을 하려고 동아리 활동 등을 하며 외연을 넓히기도 했죠.
고등학생 때 집이 싫었던 적이 있어서 다른 도시로 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적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제게 있어 강릉은 도시라기보다 공간이에요. 제가 정의하는 도시는 '혼돈'의 느낌이 강합니다. 난잡하고 혼란스럽고 북적이며 어지러운, 그래서 나를 힘들게 하는 공간이죠.
반면 강릉은 혼자 지내기 좋은 곳입니다. 도시라기보다 공간, 또다른 느낌이 들기에 도시의 관점으로 묶어 생각하기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인프라, 교육, 교통 등 부족한 부분도 많은게 현실이죠.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지낼만 합니다. 이곳은 서울보다 바다와 자연이 차지하는 면적이 큽니다. 그리고 강릉은 바쁘지 않아요. 바다 옆에 있는 이곳이 좋습니다. 그래서 강릉은 도시보다는 '강릉'이라는 이름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더웨이브컴퍼니에서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운영팀에서 매니저를 하고 있습니다. 2021년 강릉살자 1기와 2기에 운영진으로 참여했고요.
강릉살자 1기와 2기 모두 참여했는데 포지션이 달랐던 만큼 경험하고 느낀 부분도 다를 듯합니다
질문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생각합니다. 1기에는 멤버로 참여했지만 뭔가 애매한 기분이 많이 들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1기와 2기 모두 운영진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곁다리라는 느낌이 강했어요. 개찰구에 교통카드를 찍지 않고 들어간, 무임승차 같았거든요. 저와 같은 과정으로 더웨이브컴퍼니와 강릉살자와 인연을 맺은 친구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이런 말을 했어요.
"나도 실습생인데 가구조립이나 단순 노동말고도 함께 회의에 참여하고 깊은 이야기도 하고 싶어. 그런 기회가 안 주어지네"
비슷한 마음이 들면서도, 2021년 6월 23일에 회사에 들어왔고 강릉살자는 7월 4일부터 시작했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강릉살자는 재밌었고 제가 색을 칠할 수 있는 정형화되지 않은 일이라고 판단해 합류하게 됐어요.
1기와 달리 2기에 운영진으로 참여하면서 '운영진'이라는 이름에 조금은 매몰된 게 아닌가 싶은 마음도 듭니다. 지나고 보니 캐비어, 샥스핀, 송로버섯 같은 고급재료를 밥에 비벼버린건 아닐까 싶을 때도 있었어요.

강릉에서 20대 청년으로서 바라는 점이나 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다른 20대처럼 저도 꿈과 생활 모두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면 고민을 많이 합니다. 근원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이나 상황과 맞닿으면 깊이 고민하면서도 조금은 색다르고 엉뚱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여러 모습으로 보면 답이나 해결책이 나오기도 하니까요. 그만큼 어렵고요.
지금 제 모습은 유빙(流氷)같습니다. 강릉이라는 거대한 바다 위를 떠돌고 있는 느낌입니다. 물론 서울에서도 그랬습니다. 바다 위의 빙하가 되어 돌아다니다가 부딪혀 깨지기도 하고 뜨거운 태양에 녹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잠시 머물게 된 장소에서 위로를 받고 다시 얼기도 하며 성장하기도 했죠. 강릉, 서울, 그 외의 지역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어딘가를 떠돌고 즐기다가 돈과 경험을 얻고 또한 잃으며 다시 떠나는 거죠. '내가 변하는 와중에 내가 있을 뿐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서울 촌놈이어서 그런지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시골, 지방의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여행자라고 여기면서 세상을 즐기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 나라는 사람, 자아를 지닌 존재이자 더웨이브컴퍼니 일원으로서 세상에 물결을 일으키고 싶습니다. '물결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말처럼 파도를 잘 탔으니 찰랑이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열심히 하고 있고 그렇게 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강릉에서 지내면서 생긴 라이프 스타일이 있나요?
하나는 외적인 활동이고 다른 하나는 내적인 정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강릉에서는 김한동이라는 제 이름보다 '도도'라는 별명과 그 이미지가 다른 사람들에게 깊게 인식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김한동과 도도는 완벽하게 다르다고 생각해요. 도도는 스스로 판 명함, 캐릭터라고 봅니다.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에게는 "나는 도도에요"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와 달리 김한동은 제 이름인 동시에 어려운 존재에요. 만나기 힘든 모습이기도 합니다. 본질적으로 도도라는 캐릭터 안에 있는, 마음속 깊이 존재하는 또다른 캐릭터이자 제가 평생을 알아가야할 대상이기도 합니다.거대한 원통 끝에 '김한동'과 '도도'가 써있고 안에서 공이 움직이는 모습을 상상해보시면 이해하기 쉬울거에요. 공이 어느 한쪽을 가리키지만 결국 두 모습 다 제 모습이고 이어져 있죠. 거짓되지 않은, 진실된 나의 모습입니다.
내적인 정리를 하면서 외적인 활동, 정확히 말하면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시간이 나는 대로 뛰었습니다. 요즘은 달리기 대신 등산을 합니다. 서울이건 강릉이건 등산을 시작한 이후에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산에 오릅니다. 특히, 밤 산행을 합니다. 멀찌감치 은은한 빛을 내는 가로등 사이, 어둠이 내려앉은 곳을 지나갈 때면 내 마음, 생각, 이면과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이면의 한 조각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낮에 오르는 산과 달리 밤에는 산이라는 대상보다 나 자신과 살을 맞대며 올라가는 느낌이 들죠.
물론 밤에 등산하다가 사람을 마주치면 무섭습니다. 차라리 귀신이라면 신경쓰지 않고 지나갈텐데 사람들은 서로 놀라면서 "왜 이 시간에 산에 오르세요?"라고 묻습니다. 이 질문도 하도 많이 받으니 성가실 때가 있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질문을 하는 분들도 밤 산행을 하는 사람인데 말이죠. 다행히 등산로에 가로등이 있어서 위험하진 않습니다. 정해진 등산로를 따라 걷고요. 산에서 저를 보더라도 놀라지 마세요^^
인터뷰·글 = 변준수
사진 촬영 = 진명근(Workroom033), 김한동님 사진 제공
장소 = 베이스캠프
2021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사업 '강릉살자'를 통해 더웨이브컴퍼니를 처음 만난 이들은 '도도'라는 별칭으로 활동했던 김한동 님과 가장 먼저 만났습니다. 그들에게 한동님의 말투와 주고받는 연락은 더웨이브컴퍼니의 목소리이자 얼굴이었죠. 조용하면서도 생각이 깊은 그의 속을 알고 싶었던 어느 날, 강릉과 TWC, 청춘에 관한 그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김한동 님의 해시태그
#□STJ #E일_때도_있고_I일_때도_있는 #나는_미쳤다 #때때로_나는_美쳤다
'친구따라 강릉에 왔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이에 관한 에피소드를 듣고 싶습니다
친구를 따라 강릉에 오게 됐습니다. 가끔 그 친구를 따라 강남에 갔으면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떠올려보곤 해요. 죽마고우와 학창시절을 보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서로 영감과 영향을 주고 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은 고등학교 진학 후에도 계속 됐어요. 당시 저는 대학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제 커리어, 일과 관련해 확실한 경력을 쌓고 싶었거든요. 대학진학을 학업의 목적으로 삼았었다면 엄청 열심히 무언가를 하려고 했을 겁니다. 그러다가 그 친구가 강릉으로 대학교를 가겠다고 했습니다. 대학교에 관한 생각이 크게 없었지만, 간다면 학비를 고려할 수밖에 없었죠. 저는 국립대에 가기로 했습니다. 연고가 없던 강릉이라는 도시에서 새로운 생활을 하려고 동아리 활동 등을 하며 외연을 넓히기도 했죠.
고등학생 때 집이 싫었던 적이 있어서 다른 도시로 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적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제게 있어 강릉은 도시라기보다 공간이에요. 제가 정의하는 도시는 '혼돈'의 느낌이 강합니다. 난잡하고 혼란스럽고 북적이며 어지러운, 그래서 나를 힘들게 하는 공간이죠.
반면 강릉은 혼자 지내기 좋은 곳입니다. 도시라기보다 공간, 또다른 느낌이 들기에 도시의 관점으로 묶어 생각하기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인프라, 교육, 교통 등 부족한 부분도 많은게 현실이죠.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지낼만 합니다. 이곳은 서울보다 바다와 자연이 차지하는 면적이 큽니다. 그리고 강릉은 바쁘지 않아요. 바다 옆에 있는 이곳이 좋습니다. 그래서 강릉은 도시보다는 '강릉'이라는 이름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더웨이브컴퍼니에서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운영팀에서 매니저를 하고 있습니다. 2021년 강릉살자 1기와 2기에 운영진으로 참여했고요.
강릉살자 1기와 2기 모두 참여했는데 포지션이 달랐던 만큼 경험하고 느낀 부분도 다를 듯합니다
질문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생각합니다. 1기에는 멤버로 참여했지만 뭔가 애매한 기분이 많이 들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1기와 2기 모두 운영진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곁다리라는 느낌이 강했어요. 개찰구에 교통카드를 찍지 않고 들어간, 무임승차 같았거든요. 저와 같은 과정으로 더웨이브컴퍼니와 강릉살자와 인연을 맺은 친구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이런 말을 했어요.
"나도 실습생인데 가구조립이나 단순 노동말고도 함께 회의에 참여하고 깊은 이야기도 하고 싶어. 그런 기회가 안 주어지네"
비슷한 마음이 들면서도, 2021년 6월 23일에 회사에 들어왔고 강릉살자는 7월 4일부터 시작했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강릉살자는 재밌었고 제가 색을 칠할 수 있는 정형화되지 않은 일이라고 판단해 합류하게 됐어요.
1기와 달리 2기에 운영진으로 참여하면서 '운영진'이라는 이름에 조금은 매몰된 게 아닌가 싶은 마음도 듭니다. 지나고 보니 캐비어, 샥스핀, 송로버섯 같은 고급재료를 밥에 비벼버린건 아닐까 싶을 때도 있었어요.
강릉에서 20대 청년으로서 바라는 점이나 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다른 20대처럼 저도 꿈과 생활 모두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면 고민을 많이 합니다. 근원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이나 상황과 맞닿으면 깊이 고민하면서도 조금은 색다르고 엉뚱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여러 모습으로 보면 답이나 해결책이 나오기도 하니까요. 그만큼 어렵고요.
지금 제 모습은 유빙(流氷)같습니다. 강릉이라는 거대한 바다 위를 떠돌고 있는 느낌입니다. 물론 서울에서도 그랬습니다. 바다 위의 빙하가 되어 돌아다니다가 부딪혀 깨지기도 하고 뜨거운 태양에 녹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잠시 머물게 된 장소에서 위로를 받고 다시 얼기도 하며 성장하기도 했죠. 강릉, 서울, 그 외의 지역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어딘가를 떠돌고 즐기다가 돈과 경험을 얻고 또한 잃으며 다시 떠나는 거죠. '내가 변하는 와중에 내가 있을 뿐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서울 촌놈이어서 그런지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시골, 지방의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여행자라고 여기면서 세상을 즐기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 나라는 사람, 자아를 지닌 존재이자 더웨이브컴퍼니 일원으로서 세상에 물결을 일으키고 싶습니다. '물결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말처럼 파도를 잘 탔으니 찰랑이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열심히 하고 있고 그렇게 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강릉에서 지내면서 생긴 라이프 스타일이 있나요?
하나는 외적인 활동이고 다른 하나는 내적인 정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강릉에서는 김한동이라는 제 이름보다 '도도'라는 별명과 그 이미지가 다른 사람들에게 깊게 인식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김한동과 도도는 완벽하게 다르다고 생각해요. 도도는 스스로 판 명함, 캐릭터라고 봅니다.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에게는 "나는 도도에요"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와 달리 김한동은 제 이름인 동시에 어려운 존재에요. 만나기 힘든 모습이기도 합니다. 본질적으로 도도라는 캐릭터 안에 있는, 마음속 깊이 존재하는 또다른 캐릭터이자 제가 평생을 알아가야할 대상이기도 합니다.거대한 원통 끝에 '김한동'과 '도도'가 써있고 안에서 공이 움직이는 모습을 상상해보시면 이해하기 쉬울거에요. 공이 어느 한쪽을 가리키지만 결국 두 모습 다 제 모습이고 이어져 있죠. 거짓되지 않은, 진실된 나의 모습입니다.
내적인 정리를 하면서 외적인 활동, 정확히 말하면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시간이 나는 대로 뛰었습니다. 요즘은 달리기 대신 등산을 합니다. 서울이건 강릉이건 등산을 시작한 이후에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산에 오릅니다. 특히, 밤 산행을 합니다. 멀찌감치 은은한 빛을 내는 가로등 사이, 어둠이 내려앉은 곳을 지나갈 때면 내 마음, 생각, 이면과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이면의 한 조각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낮에 오르는 산과 달리 밤에는 산이라는 대상보다 나 자신과 살을 맞대며 올라가는 느낌이 들죠.
물론 밤에 등산하다가 사람을 마주치면 무섭습니다. 차라리 귀신이라면 신경쓰지 않고 지나갈텐데 사람들은 서로 놀라면서 "왜 이 시간에 산에 오르세요?"라고 묻습니다. 이 질문도 하도 많이 받으니 성가실 때가 있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질문을 하는 분들도 밤 산행을 하는 사람인데 말이죠. 다행히 등산로에 가로등이 있어서 위험하진 않습니다. 정해진 등산로를 따라 걷고요. 산에서 저를 보더라도 놀라지 마세요^^
인터뷰·글 = 변준수
사진 촬영 = 진명근(Workroom033), 김한동님 사진 제공
장소 = 베이스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