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인사이트][파도의 시선] 머물다보니 달리 보이는 로컬, 그리고 인생 2차전 『강릉에서 살아보기』

202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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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의 시선]은 더웨이브컴퍼니가 운영하는 코워킹스페이스 '파도살롱'의 서가 이름으로, 로컬 크리에이터와 리모트워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책을 소개합니다.

이번 추천 도서는 여행처럼 지역 살이를 시작했다가 인생의 새로운 터닝 포인트를 마련한 신중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퍼블리티의 『강릉에서 살아보기』입니다.



요즘 로컬과 관련해 가장 인기가 있는 키워드를 꼽는다면 '로컬 크리에이터', '워케이션', '청년마을' 그리고 '신중년'일겁니다. 모든 것이 과밀화된 수도권을 벗어나 새로운 기회를 찾는 모든 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단어들이죠.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 센터는 50세부터 64세까지 인생 2차전을 준비하는 이들의 인생 설계 및 경력 전환을 도우며 제2의 사회참여를 독려하는 기관입니다. 이들은 패스파인터와 함께 2019년 <남원에서 살아보기>를 통해 신중년의 자기 탐색 및 귀촌 사례, 일거리 등을 둘러봤고, 2021년 코로나로 지친 기간에 강릉에서 숨 고르기를 하며 이 책을 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책에는 귀촌과 지역에서 일자리 찾기, 지원 사업 알아보기와 창업 등에 관한 꽤 현실적인 자료와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50대 이상 뿐만 아니라 청년들에게도 유익할 수 있는 정보를 통해 지역, 특히, 강릉에 정착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바다와 산, 여러 프로그램과 행사, 지역의 명물과 특산물, 커피와 맥주 등 말 그대로 '여행'과 한 달 살기 등을 위한 팁도 가득합니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세 번째 챕터인 '인생 후반전, 새로운 기회를 찾다'입니다. 여행, 한 달 살기 등 여러 계기를 통해 강릉에 정착한 신중년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실적인 어려움과 로컬에서 얻었던 행복한 점, 지금의 생활 등에 관해 들을 수 있습니다. 



파도의 시선이 머문 문장


리모트 워크, 워케이션 시대에 어디서, 어떻게 살까에 대한 고민은 비단 노후를 준비하는 특정 세대만의 고민이 아닐 것이다. 7쪽


에어비앤비의 최근 보고서에서도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여행 흐름으로 '사는 것'과 '여행'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 깊은 여행으로서 살아보기 흐름은 코로나 이후에도 여전히 거셀 것으로 보인다. 10쪽



진정한 살아보기란 익숙한 소속감을 포기하고 낯섦과 고독 속에 자기를 던지는 것과 같다. 머무는 공간, 보이는 풍광, 마시는 공기, 만나는 사람 모두 낯설게 다가온다. 25쪽


"우리 몸에는 숲을 그리워하는 유전자가 있어요."

(중략) 호모 사피엔스가 숲을 벗어난 때가 1만 년이 못 되었으니 인류는 역사의 99퍼센트를 숲과 함께했던 셈이다. 인간은 숲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도록 설계된 존재인 것이다. 43-44쪽



"세상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공간은 서점입니다."

수많은 책의 저자들이 빽빽하게 서 있는 곳. 책을 쓰고 책을 만든 사람 중 나와 가장 죽이 잘 맞는 이들을 만나러 책방에 가는 거였다. 138쪽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만 살아왔다. 외국에 나갈 때는 주저하지 않고 용감하게 짐을 쌌지만 오히려 한국에서는 서울이 아닌 곳에 사는 것에 겁을 먹었다. 서울이 아닌 곳, 지방에서 산다는 것이 지리적, 문화적으로 소외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175쪽



강릉은 강과 산, 그리고 바다가 있는 곳이다. 그것도 너무나 아름다운 바다가 지천에 있다. 우울한 날, 즐거운 날, 아니 어떤 날이라도 항상 찾아갈 바다가 있으니 바다의 변화만큼이나 재미난 강릉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187-188쪽


이제 검푸른 동해가 기다리는 강릉으로 가보련다. 거대한 산과 깊은 바다를 보고 사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했다. 214쪽




글 = 변준수

사진 = 김솔이

장소 = 파도살롱